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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가이드

영화 국가대표가 실망스러운 이유

   영화 국가대표의 개봉날 찾은 극장에는 많은 관객들이 있었습니다.
영화 '우생순'에 이어서 '킹콩을들다'등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 영화의 흥행으로 인해서 비인기 스포츠를 다룬 한국영화의 새로운 장르가 생겼다는 느낌입니다.
예고편을 보고 잔뜩 부푼기대감으로 본 영화 '국가대표'는 솔직히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감동, 오로지 감동

<실제 국가대표 스키점프 선수들과 영화 국가대표 주인공들 모습>


'우리생에 최고의 순간'과 '킹콩을 들다', 그리고 영화 국가대표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국가대표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영화 스토리를 보면 실화라고 느껴지는 부분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캐릭터라던가 에피소드들은 다분히 영화적인 요소들이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엄청난 홍보를 했는데, 제가 본건 그냥 '영화'일 뿐이었습니다.

김용화 감독의 전작인 '미녀를 괴로워'에서도 느꼈지만, 너무나 영화적으로 자극하는 감성코드는 국가대표에서는 어울리지 않았다는 느낌입니다.

혹독한 훈련과정이 아닌, 웃기고 어설픈 훈련장면과 선수들 각자의 사연을 지나치게 포장해서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올림픽 장면의 감동을 배가되게 하려고 했던것 같은데, 오히려 지나친 영화적인 포장으로 인해서 진정한 감동이 아닌, 그냥 '영화로서의 감동'만 준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지나친 캐릭터 설정과 무리한 유머
개인적으로 하정우란 배우를 저는 너무 좋아합니다. 추격자로 주목받기 전부터 그가 출연한 작품들을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배우 하정우가 가진 그만의 느낌과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연기, 그 나이대의 배우중에서 하정우만큼 생활연기에 능숙한 배우는 없을거라는 생각입니다. 영화 추격자에서도 오히려 힘을빼고 연기했다는 하정우, 그래서인지 싸이코패스 특유의 느낌이 더 잘살아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국가대표'에서 그는 7살때 미국으로 입양을 갔다가 한국에 와서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귀화까지 하는 인물로 나옵니다.
기본적으로 한국말에 어눌해야하고, 영어는 네이티브 스피커여야 하는데 아무리 연기를 잘하는 하정우라도 어색한 느낌이 나더군요.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영화 초반부터 등장하기 때문에 몰입도에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더군요.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서 동네주민으로 5분가량 출연한 하정우를 보고 국가대표를 보면 평소에 연기를 너무나 잘한다고 느꼈던 하정우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뀝니다. '하정우도 안되는 연기가 있구나'하고 말이지요.

등장인물들은 제각기 사연을 가지고 국가대표로서 메달을 따고자 하는 마음으로 뭉칩니다.
물론 영화의 주연들이기 때문에 강렬한 캐릭터는 필수입니다. 4명의 강렬한 캐릭터에 감독, 거기다 봉구까지 가세하면서 과하다는 느낌입니다. 거기다 한술더떠 국가대표 감독의 딸 캐릭터는 무슨생각으로 만든건지 감독에게 진지하게 묻고싶습니다.

어정쩡한 유머와 멜로사이를 오가면서 영화의 맥을 탁탁끊는 필요없어 보이는 에피소드들은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그럴바엔 차라리 우생순의 엄태웅 역할이나 킹콩을들다의 백감독처럼 '악역'을 심어놓는게 더 낫지 않았나 싶습니다.
감동이 있어야 하는 영화엔 모름지기 악역이 있음으로써, 그 감동이 배가된다는 법칙에 충실하는게 더 좋았을거란 생각입니다.

더군다나 주인공인 하정우와 엄마의 관한 내용은 너무나도 지나치게 눈물바다로 만드려는 감독의 뻔뻔함도 실망스러웠습니다.
마치 '이래도 안울어?, 이렇게 슬픈데?'라고 외치는듯 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영화 국가대표는 흥행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칭찬하는 기사나 리뷰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저도 영화를 보면서 넓은 화면으로 보이는 눈덮인 경기장과, 실제 올림픽을 방불케하는 스케일, 그리고 무엇보다 스키점프라는 종목에 대한 인상이 강력하게 박혔습니다.
멤버들이 연습을 하는 장면에서부터 올림픽에서의 경기장면은 아이맥스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스키점프가 그토록 매력적이고 멋진 스포츠라는 것도 처음 알았구요.



하지만..

우리나라 관객들은 한국영화에 어느정도 관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비인기 스포츠'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자 하는 취지에서 만든 영화에 대해서는 더욱 관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심형래 감독의 '디워'가 그랬듯이, 새로운 영화장르에 대한 개척을 위해서도 분명히 이런영화들은 많이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영화를 보기앞서 관객들은 '감동할 준비'를 하기 마련입니다.
왜냐면 '감동실화'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감동'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과연 이 영화가 관객들이 기대한 '감동'에 적절히 부합하는 영화였는지는 조금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키점프 장면때문에 다시보고 싶은 마음도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의 엉성함과 지나친 캐릭터설정과 유머코드는 여전히 불편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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