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 가이드

보석같은 스릴러 '오펀 : 천사의 비밀'


색다른 포스터와 홍보때문인지는 몰라도 유난히 끌리던 영화 오펀 : 천사의 비밀은 '2009년 8월 여름 기대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영화를 보고난 소감은 역시 '공포스릴러 영화 추천 1위'에 오를 자격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이 영화의 홈페이지를 보시면 http://www.warning.ne.kr/ 느낄 수 있으시겠지만, 기존 스릴러와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귀신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잔인하진 않지만 보는내내 긴장감을 멈출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럼 더욱 자세히 이야기 해 볼까요?

Orphan : 고아

   에스터는 어릴적 부모님과 살던 집이 화재로 인해서 홀로 살아남아 고아가 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인 'Orphan'는 고아란 뜻입니다. 그리고 '천사의 비밀'이란 에스터가 부모님을 잃은 후, 지내게 된 고아원이 '천사의 집'이기 때문에 '천사의 비밀'이란 제목이 붙지 않았나 싶습니다.
상당히 역설적인 이 제목은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제목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듭니다.




사산의 충격으로 인해서 조금은 불안정한 상태의 케이트는 남편 존과 세번째 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심합니다.
갓난아기가 아닌 어린이들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고아원에 도착한 부부는 조숙하고 어른스러운 에스터에게 끌리게 되고, 에스터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심을 하지요.

가족이 생겨서 너무 기뻐하는 에스터는 특히 여동생이 된 맥스를 예뻐합니다.
부부는 자신들의 선택에 만족하고 좀 더 친밀한 가족이 되려고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독특한 옷차림과 머리, 말투때문에 놀림을 받던 에스터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더군다나 에스터가 있던 주변엔 불미스러운 일들만 가득합니다.
모성의 힘인지 여자의 직감인지 이상한 기운을 눈치챈 엄마 케이트는 에스터를 주시하게 됩니다.

설명할 수 없는 공포감과 불안함 때문에 케이트는 에스터와 멀리하고 싶지만, 가족들은 그녀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점점 애가타는 케이트는 본능적으로 아이들을 지키려고 합니다.
정말 에스터는 케이트의 예상대로 '이상한 아이'가 맞을까요?


여기서 에스터에 주변에서 일어났던, 그리고 일어난 일에 대해서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09년 2월,
에스터가 입양되기 전 머물던 천사의 집 원장 수녀 사망. 살인으로 추정되나 범인 잡히지 않음.

2009년 3월,
에스터를 괴롭혔던 같은 반 여자아이 놀이터에서 실족사고 발생. 본인 실수로 처리.

2009년 4월,
에스터의 여동생 원인불명 자동차 사고

2009년 5월,
에스터가 입양된 가정의 양아버지 사망. 살인으로 추정되나 범인 잡히지 않음.

특이사항:
1999년 독일 근방에서 위 사건과 비슷한 사건 발생. 에스터와 비슷한 외모를 한 9살 소녀를 보았다는 목격자의 증언 있음.

1999년 6월
9세 여야 입양.

1999년 8월
소녀가 머물던 보호시설 담당교사 실종.

1999년 9월
같은 반 남자아이가 손에 가위를 들고 넘어져서 자기 턱을 찔러 중태. 에스터가 곁에 있었다는 목격자 증언 있음.

1999년 12월
에스토니아 가정에 입양된 후 일가족 7명 몰살

1997년 러시아의 한 정신병원에서 같은 이름의 소녀가 입원했던 기록 발견.




천사의 비밀은 무엇일까?

가족을 비롯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은건 당연한 감정입니다.
하지만 에스터는 단순히 애정결핍을 넘어선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불안함과 비밀의 기운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이 비밀을 엄마인 케이트 외에는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과거의 실수 때문에 가족들에게 신뢰를 잃은 케이트의 말은 도무지 듣질 않습니다.

에스터는 어른스럽고 말을 잘듣는 아이일 뿐이라고, 부모님을 잃고 받은 상처 때문에 시간이 걸릴 뿐이라고 되려 케이트를 설득합니다.


에스터의 비밀은 서서히 밝혀지는게 아니라 순식간에 밝혀집니다.
거기서 주는 공포과 긴장감에 숨이 턱하고 막히더군요. 이 영화의 묘미는 스포일러에 있으므로 최대한 내용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시면서 여러분이 눈여겨 보셔야 할만한 몇가지 장면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에스터와 목과 손목에 항상 감겨있는 리본
2. 새아빠인 존에게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에스터
3. 에스터가 그리는 그림들
4. 에스터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성경책과 사진
5. 유난히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는 에스터

위 이런 장면들만 몇가지 눈여겨 보시면 반전을 어느정도 눈치챌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영화는 스포일러가 전부가 아닙니다.
특별히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것도 아니면서 심리적으로 숨을 탁 막히게 하는 긴장감은 주인공들의 훌륭한 연기력과 함께 그 효과가 배가됩니다.

특히 주인공인 에스터 역할을 맡은 이사벨레 퓨어만은 이번 영화가 데뷔작이라고 하던데, 정말 미래가 기대되는 배우입니다.
시종일관 차가우면서 섬뜩한 눈빛을 잘 표현하고 에스터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광기어린 눈빛과 어린나이에 걸맞지 않는 고혹적인 매력은 보는이로 하여금 '꿈에 나올까 두려운' 캐릭터를 탄생시켰습니다.

개인적으로 잔혹 스릴러보다는 심리 스릴러를 더 좋아하는 저로써는 이번 여름 아니, 최근 몇년 간 본 스릴러 영화중 최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