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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가이드

순도 98%의 감동 '킹콩을 들다'

우생순에 이어서 올림픽 비인기 종목인 '역도'를 다룬, 그것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킹콩을 들다'
처음 포스터를 접했을때는 무슨내용인지도 몰랐고, 한참 트랜스포머 시사회의 난이라고 해야할까요?
여하튼 다른 영화에 가려서 그저그런 영화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사라져버릴 줄 알았던 영화 '킹콩을 들다'
시사회 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서 '웃음과 눈물 범벅'이 된다는 후기들에 이끌려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생순'을 보고 실망을 많이했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세친구를 보고 좋아하게 된 '임순례 감독'에게 실망했다고 해야할까요.
영화 마지막에 실제 국가대표 핸드볼 감독님의 인터뷰를 보고 영화내내 나오지 않았던 눈물이 나오더군요.

여하튼 이번에 또다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스포츠 영화라고 해서 관심이 갔고, 감독도 모르고 포스터에 나온 이범수 얼굴만 확인하고 극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연기자 '조안'의 재발견



첫장면에 나온 '조안'을 보고 처음엔 누군가 했습니다. 그동안 활동이 뜸했던 터라 얼굴을 알아보기가 힘들었지만 '혹시 조안?'이라고 생각했는데, 조안이 맞더군요.
첫장면에 나온 조안의 몸은 정말 올림픽에서 보던 역도선수의 몸과 비슷했습니다.
영화 찍느라고 정말 열심히 운동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의 연기는 '영자' 그 자체 였습니다. 이 영화를 위해서 한 달간 근육량만 7KG을 늘렸다고 하니 그녀의 연기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타는 내 목표가 아니다. 포기한 지 오래다. 평생 연기를 하는 게 목표다. 시나리오가 이렇게 좋았는데 단지 망가진다고 기피한다면 평생 연기를 할 마음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도전했다. 연기자로서 망가지는 건 창피하지 않았다. 이미지같은 거 생각 안한다. 내가 하고 싶은 거 할 거다. 콧물도 들이마시지 않고 일부러 흘렸고 울 때도 오만상 다 찌푸리고 울었다."

이런것이야말로 진정한 연기자의 자세가 아닐까요?
영화 킹콩을 들다에서 그녀는 이범수와 함께 영화를 이끌어 나가고 중심을 잡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국가대표 선수로서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러 가는 길 보성여중 역도반 친구들에게 건내받은 물건을 보고 그녀는 옛생각에 잠기고, 그렇게 영화는 시작됩니다.



어떤 연기를 하던지 믿음이 가는 배우 '이범수'


단역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주연의 자리에까지 오른 이범수는 영화에서 작은 역할을 맡더라도 항상 기억에 남는 연기를 보여주었던 것 같습니다.
촉망받는 역도 금메달 리스트가 부상으로 인해서 무너진 후, 어쩔 수없이 중학교 역도반 담당으로 부임해서 어린 여중생들을 역도선수로 키워나가는 과정은 다분히 영화스러운 설정이지만 선수생활을 했을때와 달라진 몸, 그리고 역도소녀들에게 마음을 연 후 달라진 표정과 행동들은 역시 이범수의 연기가 주는 큰 기쁨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발성도 좋고 표정연기서부터 노력하는 모습까지 하나도 흠잡을 수 없는 배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에서 웃음을 담당한 소녀들

실제 1991년생부터 1986년생까지의 나이지만 중학생으로, 그것도 역도선수로서의 열연을 펼친 5명의 조연 여배우들의 몸을 던지는 연기와 그리고 웃음은 영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사실은 이렇게 예쁜 친구들인데 말이지요 ㅎㅎ>

80년대 여중생이라는 설정, 그리고 역도선수이기 때문에 몸매가 드러나는 쫄쫄이 선수복을 입고 촌스러운 머리모양을 하고, 얼굴엔 뗏국물이 흐르지만 순수한 그녀들의 모습에서 저절로 지어지는 기분좋은 미소, 여러분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아직 이름이 널리 알려진 배우는 없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노력과 연기력 두가지 능력을 검증받은 출연자들 앞날엔 분명히 좋은일이 가득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요한 건 실화가 아니라 감동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영화 <킹콩을 들다>는 2000년 전국체전에서 총 15개의 금메달 중 14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휩쓸었던 시골 고등학교 소녀 역사들의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극화되었다. 대회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신화가 된 소녀들의 뒤에는 故정인영, 김용철, 윤상윤 세 명의 역도코치가 있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아버지처럼 가르치고 먹이며 시골소녀들을 역도선수로 키워낸 그들 중 정인영 선생은 전국체전 1년 후 49세의 나이에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학교에서 근무 중 순직했다. 그는 역도황무지였던 한국에서 바르셀로나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전병관을 발굴하기도 했다. 한편, 김용철 감독은 보성군 역도팀 코치와 대한역도연맹 상임이사로 활동하며 역도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으며, 이배영 선수를 역도의 길로 이끈 윤상윤 감독은 전남 순창고에서 역도를 가르치며 역도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중요한건 이 영화는 실화든 실화가 아니든 상관없이 충분히 감동적이고 멋진 영화라는 점입니다.

물론 실화이기 때문에 더욱 감동이 배가되는 점, 그리고 비인기 종목인 '역도'에 대한 관심을 조금 더 받을 수 있다는 좋은 점이 있지만, 영화자체로서만 봐서 굉장히 훌륭하고 큰 감동을 주었기 때문에 영화 '킹콩을 들다'는 충분히 멋진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쉴새없이 흐르는 눈물을 채 닦지도 못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더군요.
저 역시 그랬고, 영화를 보고나서 마음이 뜨끈해지는 것이 참 기분이 좋더군요.
무더운 여름, 감동적인 영화를 보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것도 일종의 '이열치열'이 아닐까요?
재밌고 감동적인 영화 '킹콩을 들다'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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