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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가이드

'차우' 캐릭터가 살아있는 괴수영화!


지난 주 극장에서 차우 예고편을 접하고 처음 든 생각은 '이 영화는 모 아니면 도 겠구나.' 였습니다.
예고편만 봐도 대강 이 영화는 예고편이 전부인지 본편에서 더욱 흥미진진해 질 것인지 짐작이 가는 영화가 있는데, 영화 '차우'의 경우는 후자였습니다. 기술적으로만 따진다면 어색한 CG의 흔적이 보이긴 했지만 영화 괴물 이후로 그리고 앞으로 개봉될 영화 해운대에서도 쓰인 헐리웃에서 들여운 CG기술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이정도면 괜찮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를 감상하시기 앞서 신정원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군요.

신정원 감독은 "할리우드의 스태프 중에 '킹콩' CG에 참여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멧돼지는 작업한 경험이 없어 그쪽에서도 어려워했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차우'에 대해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B급 괴수무비의 이야기를 차용한 액션영화다"며 "그러나 한국의 생태계와 자연파괴에 대한 것을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처음 이야기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신정원 감독의 전작 '시실리2km'를 생각했을때, 어느정도 코믹요소와 캐릭터가 살아있겠구나 하는 생각은 했지만 기대이상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성 괴수영화가 아닌 캐릭터가 살아있는 코믹 휴머니즘 괴수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영화 '차우'에서 인상깊게 봤던 부분인 캐릭터에 대해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엄태웅이 열연한 김강수는 재미삼아 지원한 '아무데나'가 바로 식인멧돼지가 출몰하게 된 마을이 되어버립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산속으로 사라지는 바람에 멧돼지 헌터들과 합류하게 됩니다.
다혈질에 욱하는 성격이지만 위급한 상황에서는 자신의 몫을 잘 해내는 남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 날리던 포수였지만 조용한 시골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는 천포수, 그는 식인멧돼지에게 손녀딸을 잃고 멧돼지를 잡기로 결심,
시종일관 진지하고 리더다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연기도 그렇고 비쥬얼도 사냥꾼과 싱크로율 100%인 장항선의 연기는 최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 '가족의 탄생'을 보고 관심이 가기 시작했던 배우입니다. 후에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서 모습을 보고 제 2의 문소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유미는 극중 멧돼지에 관한 논문을 써서 꼭 교수가 되고자 하는 의지 때문에 물불 안가리고 헌터들과 합류하게 됩니다.



윤제문이라는 배우를 알고계시는 분들이 계실까요? 이름은 몰라도 얼굴을 보면 '아 저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배우 윤제문, 영화에서 가장 배우답게 연기를 소화해냈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모습은 포스 작렬이지만 가끔씩 보여주는 헐렁한 모습이 코믹합니다.

처음엔 존재감이 없는 듯 했다가 극이 전개될수록 큰 웃음을 담당하게 되는 형사입니다. 촌스럽지만 진지한 캐릭터 인데요.
본사에서까지 내려와서 사건에 투입된 이 형사가 과연 사건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이 영화는 많은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위에 설명한 캐릭터 외에도 파출소장과 김강수 순경의 동료들, 그리고 마을주민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음의 의미는 영화를 보고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캐릭터가 너무 많아서 영화가 번잡스럽다는 분들도 계시던데, 이 캐릭터들의 역할은 제각기 다르고 웃음을 주는 포인트도 개성이 있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크게 거슬린다는 생각은 안들더군요.

괴물처럼 진한 휴머니즘은 없지만, 
꽤 괜찮은 휴머니즘이 있고,
현란한 그래픽 기술은 아니지만
제법 스릴있는 추격신이 있습니다.


신정원 감독의 말처럼 밀렵이나 물리적인 인간들의 욕심으로 인해 생긴 돌연변이 식인 멧돼지가 주는 공포감은 일종의 경고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믹도 아니고 공포도 아닌 이 영화의 정체는 대체 뭘까? 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계실테지만, 오락영화로서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요소가 적절히 버무려져서 보는이로 하여금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굳이 장르를 나눈다는게 무의미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는 기대이상으로 큰 웃음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빵빵터집니다.- 특히 남자분들이 좋아하시더군요.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은 이렇습니다.

인간들의 욕심으로 인해서 탄생된 돌연변이 식인멧돼지가 주는 공포감은 생각보다 큽니다.-영화 괴물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신들로 인해 생긴 일에 대해서 또한번 자신들의 욕심을 내세우려고 하는 마을 사람들.
먹이를 잃고 사람맛을 보게된 멧돼지에게는 '가족'을 구하기 위한 몸부림 뿐이지만,
먹이사슬 가장 위에 있는 인간이란 존재는 한없이 사악하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존재가 아닐까.

오락영화로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고 싶은 영화 '차우' 하지만 다 보고나면 약간의 여운도 남더군요.
어쨌든 이번 주 꼭 보셔야될 영화로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런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게 훨씬 재미있다는 것도 아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