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관심없던 려원과 '바르게 살자'를 보고 연기력은 훌륭하지만 주연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 했던 정재영의 만남.
하지만 감독이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준이란 이유로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소개는 이렇습니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Who Are YOU?
자살시도가 실패로 끝나 한강의 밤섬에 불시착한 남자.
죽는 것도 쉽지 않자 일단 섬에서 살아보기로 한다.
모래사장에 쓴 HELP가 HELLO로 바뀌고 무인도 야생의 삶도 살아볼 만하다고 느낄 무렵.
익명의 쪽지가 담긴 와인병을 발견하고 그의 삶은 알 수 없는 희망으로 설레기 시작한다.
그가 신호를 보냅니다. HELLO!
자신의 좁고 어두운 방이 온 지구이자 세상인 여자.
홈피 관리, 하루 만보 달리기… 그녀만의 생활리듬도 있다.
유일한 취미인 달사진 찍기에 열중하던 어느 날.
저 멀리 한강의 섬에서 낯선 모습을 발견하고 그에게 리플을 달아주기로 하는 그녀.
3년 만에 자신의 방을 벗어나 그를 향해 달려간다.
그와 그녀의 도심 표류기
개봉하기 전 엄청난 홍보를 하던데, 정작 개봉하고나서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쏙 들어가더군요.
그이유는 뭘까 생각해봤습니다.
'천하장사 마돈나'같은 경우, 코믹으로 생각하고 봤다가 생각보다 감동적인 스토리에 찡했던 저는 '김씨표류기' 역시 웃으면서 들어갔다가 울면서 나온 영화가 되었답니다.
이 영화를 선택한 관객들은 신나게 웃을 수 있을 영화라고 생각했던 듯 합니다.
따지고 보면 마냥 웃긴 영화는 아니기 때문이지요. 이해준 감독의 데뷔작 '천하장사 마돈나'도 그랬습니다.
코믹한 요소는 분명 있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은 '오동구'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으로 변화되었고, 눈물이 나왔었지요.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中
김씨표류기에서 웃을 수 있는 부분은 밤섬에 표류한 정재영의 원맨쇼(?)라고 해야 할까요. 캐스트어웨이에서도 그랬지만 기막힌 발상의 도구활용은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코믹도 잠시, 영화 중반부를 넘어갈수록 가슴이 따뜻해지다가 나중엔 먹먹해지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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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키고모리를 훌륭하게 소화해 낸 려원에서 10점 만점에 9점을 주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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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노숙자같은 정재영 도구활용하는걸 보니 그는 꽤 똑똑한 사람이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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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만든 자신의 방에 갇힌 려원, 백수여도 자신만의 계획표를 철저히 지키는 부지런함이 부러웠습니다. |
'인간은 섬이다'라는 말이 있지요.
되도록 스포일러는 자제하고 싶은데요. 남자김씨가 도시에서 모든걸 잃었지만, 밤섬에서는 자신이 왕이고, 자신이 비로소 주인공입니다. 여자김씨 역시 자신의 방안에서 컴퓨터만 있으면 거짓된 삶을 살 수가 있지요.
혼자서도 충분히 잘먹고 잘 살 수 있지만 어느 순간 불현듯 밀려오는 외로움은 어찌해야 할까요?
그렇게 외로워하다 서로를 발견한 남자김씨와 여자김씨, 이 둘은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소통을 하게 됩니다.
이 둘은 과연 만날 수 있을까요?
이 영화가 보여주는 건, '인간은 고독하고 외로운 존재이다. 하지만 외로운 사람들끼리 만나면 조금은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메시지를 주고있지 않나 싶네요.
개인적으로 기대하지 안았던 려원의 히키고모리 연기는 정말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정재영은 개인적으로 밤섬에 막 표류해서 볼일을 보다가 우는 장면이 정말 인상 깊더군요.
천하장사 마돈나를 재밌게 보셨다면 김씨표류기도 재밌게 보실 수 있을겁니다~
ps. 이 영화의 또다른 주제는 '짜장면의 소중함'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를 보신분들 짜장면 무지하게 드시고 싶을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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