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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조제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헤어져도 친구로 남는 여자도 있지만, 조제는 아니다.



조제를 만날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마지막 대사

여자친구인 조제와 이별을 하고 조제의 집을 나서는 길에 츠네오의 나레이션입니다.

이영화를 보신분들은 참 많으실 거에요.

저는 같은 영화를 두 번 보는 일은 거의 없는데, 이 영화는 세 번 정도 본 것 같네요.

 

일본영화가 익숙하지 않았던 저는 이영화를 계기로 일본영화 특유의 잔잔한 감수성과 표현에 반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반신을 사용하지 못하는 조제는 할머니의 유모차에 얼굴을 숨긴채 나서는 유일한 외출시간에 츠네오와 마주치게 됩니다. 그리고 얼떨결에 조제의 집에가서 맛있는 밥까지 얻어먹습니다.

독특한 조제의 성격에 왠지 끌린 츠네오는 그 뒤로 종종 밥을 얻어먹으러 가곤 하지요.

그러던 와중에 할머니가 돌아가시게 되고, 조제를 향한 츠네오의 마음은 동정심에서 사랑으로 발전을 하게됩니다.

 

그들의 사랑은 어느 이십대의 사랑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들은 츠네오에 집에 방문하는 길에 조제를 업고 조제가 가장 무서워하는 호랑이와 가장 좋아하는 물고기를 구경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츠네오의 집에서 돌아온뒤 그들은 다른 연인처럼 사소한 감정싸움을 하기도 하면서 잘 지내다가, 조제가 이별을 말합니다.

 

조제는 왜 그랬을까요?

그리고 츠네오는 왜 이별을 받아들였을까요?

아직도 가끔 그런생각을 합니다. '왜 조제는 이별을 말하고 츠네오는 그걸 받아들였을까'

 

조제는 동정심이 아닌 사랑을 받길 츠네오에게 바랬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제가 장애인임을 인식하게 만들뿐이죠.

조제는 거들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집밖에서 생활할 수 없습니다.

츠네오에게 사랑받는 여자가 아닌 사랑을 받아야만 하는 여자로 남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츠네오는 어땠을까요?

처음엔 호기심, 그담엔 동정심 그리고 사랑으로 발전된 감정, 조제를 너무 사랑하지만 가끔 사랑과 책임감 사이에서 그는 방황했을 겁니다.

조제가 이별을 말할때, 그는 더이상 사랑보다 책임감이 커지는게 두려워 이별을 받아들였을 겁니다.

 

그리고 집을 나서는 길에 와락 울음을 터트립니다.

이별후에 남자의 눈물.

조제를 향한 사랑이 아쉬웠을까요, 아니면 미안함이 더 앞섰을까요?

 

츠네오는 조제를 잊고 잘 살수 있을까요?

 

조제는 늘 그랬듯이 혼자임이 익숙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기 때문에 오히려 잘 지낼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츠네오는 조제를 향한 미안함과 자신의 무책임함 때문에 평생 죄책감을 느끼고 살게 될 것 같군요.

 

잔잔하지만 감동이 있는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추천합니다.